[ FILE NAME : 논현동 43세 기혼주부 Log 1 ]

논현동 ㅣ 43세 ㅣ 결혼 7년차 ㅣ 아이 6세 ㅣ 중견기업 마케팅팀 퇴사 후 3년

ㅣ삭제된 로그

남편이 샤워를 하러 들어간다.
남편에 대한 내 태도의 톤이 잡히질 않는다.

냉장고에 등을 기대고 서서 고민한다.
물어 봐야할까?
아니 뭘 물어봐야하지.

열린 안방 문을 본다.
뭔가 있지 않을까?
걸음이 작고, 무겁지 않게 욕실 쪽을 향한다.
남편의 자켓을 집어 들어 코로 가져간다.

여자 향수냄새가 흐릿하다.
있는데, 이건 비행기에서도 가능하다.
넘겨짚는 거다.

양복바지에 비릿함? 밤꽃향기가 있는지 확인한다.
손으로 질감부터.
급하게 진행됐다면, 바지에 묻었을 수 있다.
충분히 흥분됐다면, 끝난 후에 잔여가 수시간동안
지속되었을 가능성. 두 가능성 모두 열려있다.

바로 코에 대본다. 아-확실히 있다.
있다,
그런데, 이게 무슨 감각일까?
내 허벅지가 중심을 한껏 조이고 있다.
양 무릎이 닿아 뼈까지 밀착돼 뼈닿는 소리가 나는 느낌.

커피를 든 카멜코트의 경쾌했던 발걸음.
조금전 기억 하나 하나가 내 탬포를 자극하고 있다.

남편 바지를 내 중심에 정확히 맞대어 본다.
길게 눌러본다. 그 모습을 내 눈으로 보며, 냄새의 기억을 되살린다.
음. 왜 이렇게까지. 이 감각까지 살아날까.

남편 샤워 물 소리가 멈췄다.
아직은, 의심조차 시작할 수 없는 단계다.
하지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

남편이 나오기 전에, 얼른 방을 빠져나온다.
다행히 머리 말리는 소리.

나오기 전까지 길어야 3분.
태연한 표정으로 아무일 없는 듯, 남편을 대하는
태도를 만들어야 한다.

식탁에 앉아 노트북을 켠다.
시뮬레이션부터.

1. 오후 3시30분경.

카멜코트 여자가 커피를 2잔 사서 익숙한 차에 탔다.
익숙한 차, 남편의 차로 의심된다. 매우 진하게.

2.저녁 6시.

주차장에 도착한 게 대략 6시경.
원래 있던 자리에 남편의 차가 서있었다.
그런데, 집엔 남편이 없었다. 아침에 나갈 때만
해도 남편의 차는 없었다.
회사 주차장에 세워 뒀다고 했다.
3시30분~6시 사이에 들어왔을 가능성이 크다.
같은 차종, 같은 색상이어도 내 차는 구분된다.
이런 순간에서 남편차는 더 또렷히 구분할 수 있다.
전업주부에겐 일종의 특기다.

3.저녁 6시

집에 들어온 순간, 집에 온기가 있었다.
나갈 때 분명히 외출로 바꿔 놨다. 온도는 내려가 있어야했다.
그런데, 평소처럼 낮아지지 않았다.
미묘한 사람의 온기가 안방에 분명히 존재한다.
아직 바람을 확정할 수는 없지만,
여기에 누군가 있었던 것만은 확실하다. 안방은 내공간이다. 내 것에 섞인 냄새와
공기는 구분된다.

4.저녁 6시30분.

남편이 집에 들어왔다. 주차는 시켜 놓은 채 이집에는 늦게 들어왔다.
어디에 있었던 걸까?
“당신 차 주차돼 있던데, 왜 지금 들어와요?”라는 질문 정도는
치고 빠질 수 있지 않을까?

내 귀가 시간도 예측할 수 있는데,
왜 흘리고 있는 걸까? 그게 아니라면, 바람이 아닐 수도 있는 걸까?

바뀐 일정을 나에게 알리지 않았다. 바람이 아니라면, 왜?

의심을 이어가야 한다.
지금은 남편에게 묻고, 확인할 단계는 아니다.

이제 남편이 나올 시간이다.
노트북을 닫고, 거울을 확인한다.
일단,
우아하게 대하자.

[ 퇴고하지 않은 로그. 날 것 그대로 공개합니다. ]

#1.기록

● REC_start l 오후 3시 10분. 2025.01.05

학원. 대기.
다음 학원.
또 대기.
리듬 없이 기다림이 이어지는 일상.

마지막 영어 학원 앞.
몇몇 엄마들이 아이 손을 건네 받는다.
선생A는 엄마B와 긴 눈빛교환.
엄마C는 선생B와 시선을 짧게 주고받으며,
휴대폰을 보라는 신호.

당사자들에겐 따뜻한 시선들. 웃음도 섞여 있다.
학원 앞 CCTV는 표정 없이 기록한다.
방금 스친 눈빛과, 멈췄던 2초까지.
바람의 단서로 저장된다.

나는 제일 뒤에 서서, 아이손을 건네 준다.
가장 젊은 남자 선생이 아이를 받아준다.

손끝이, 짧게 스친다.
0.3초. 감았던 눈이 다시 열릴 만큼의 시간.

그런데, 깊다.
그런데,
그 짧은 시간이 손가락 끝에
눌러 붙었다.

검지 한마디 반, 겹쳐지지는 않았다.
다만, 면이 깊게 눌러져
그의 온도가 나에게 들어와
찌릿함이 된다.

놀라서 얼른 차 안으로 들어간다.
손가락을 펴고, 쥔다.
들어온 감각을 밀어내려고 한다.
자리를 고쳐 앉고, 벨트를 닫았다 풀었다.
동작을 바꿔가며 감각을 지우려 한다.

여긴 학원 앞, 엄마들이 볼 수 있는 곳이다.
하지만, 이미 속옷이 젖고 있다.

벨트를 아예 풀어버리고, 감각에 맡겨버린다.
허벅지가 열리는 힘이 강해진다.
왼쪽 무릎은 운전석 문에 닿고,
오른쪽 허벅지도 콘솔박스로
젖혀진다.
스쳤던 손가락을
급히 팬티 안으로 넣는다.

크게 열린 허벅지를 강하게 닫는다.
버티지 못하고, 다시 열린다.
뒷꿈치를 밀어
허리를 시트에 붙인다.
중심이 시트에 닿는다.
허리, 허벅지, 손가락. 모든 힘이
같은 지점을 향해 눌린다.
흠.

잠시 정지.
이마를 핸들에 대고
깊게 호흡한다.
다행히, 차안이다.
CCTV에 기록되지 않고 있다.

차창은
CCTV의 눈빛을 반사하고 있다.

#2.목격

● REC_start l 오후 3시 35분. 2025.01.05

학원 옆 커피숍에 앉는다.
급하게 오르내렸던 숨을 고른다.
따뜻한 커피가 진정시켜주고 있다.

학원 끝나기 10분 전이라
여유가 있다.
다시 한 모금 마시고 창밖을 본다.
한산한 도로를 지나는 차들,
가끔 스쳐 가는 사람들. 소리까지 또렷하다.

익숙한 차가
맞은편에 선다.
카멜 코트를 입은 젊은 여자가
차에서 내린다.
바로 앞 커피숍으로 들어간다.

잠시 후, 커피 두 잔을 들고 종종걸음으로 돌아온다.
차 앞에서 잠깐 멈춘다.
두 잔을 손에 든 채로 차에 탄다.
차는 떠난다.
나는
빈 자리를 계속 보고 있다.
눈이 떨어지지 않는다.

“익숙한.”
“차.”
띠리리.
띠리리.
생각이 끊긴다.

수업이 끝났다고 한다.
왜 오지 않느냐고. 학원선생의 전화다.

벌써. 차가 떠난 자리를
한 번 더 본다.
일어선다.

아이를 오늘 마지막 학원에 데려다 준다.
집에 잠깐 갔다 올까.
서점에 갈까. 시동을 건다.
다시 집으로 향할까,
핸들을 잡은 채 멈춘다.
마음이 일정하지 않다.
익숙한 차
때문일까.
…

평소 학원 종료 시간은 6시.
수업 하나가 겨울방학이라
오늘은 5시다. 한 시간 당겨졌다.

머리가 어수선하다. 얼른 집에 가야겠다고 속도를 낸다.
그런데 아이가 햄버거를 먹자고 조른다.
근처에서 버거 세트를 주문해주고, 다시 커피를 든다.

주차장 입구에 도착한 시간,
6시. 평소와 같다.

지하 진입로를 돌아 내 자리로 향한다.
한 번 더 앞으로 뺐다가
후진으로 넣는다.

왼쪽 백미러에

익숙한 차가
보인다.

닿지 않게 주차하고, 아이를 얼른 내려 집으로 향한다.
문을 열고 집에 들어선다.

그런데,
왜 집에 온기가 있지?
보일러 온기와는 다른 열기?

급히 안방부터 본다. 없다.
작은 방. 없다.
싱크대. 변한 건 없다.

내가 지금,
누구를 찾고 있지.

뭐가 다르지. 다 그대로인데.
“띠, 띠, 띠, 띠.”
이 시간에, 누가?

남편이다.

“내일 오는 것 아니었어?”
“하루 일찍 들어왔어.
일정이 취소됐어.”

“씻어야겠다.” 남편이 눈을 마주치지 않는다.
왜 이렇게 급할까?

방금 본 장면이 머릿속에 겹친다.
손발이 차가워진다.

익숙한 차.
카멜 코트.
그런데, 운전자는 보지 못했다.

내일 와야 할 남편이 하루 일찍 돌아왔다.
아파트 주차장 옆자리 익숙한 차는
남편의 차다.

하루 종일 비워 둔 집에
온기가 남아 있다.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ㅣ관찰메모

익명의 관찰자에게 내 정보를 가린 채 질문한다.

몸에서 올라온 감각은
쉽게 사라지지 않고, 같은 장면이 반복된다.
그 장면은 점점 선명해지고, 의심은 멈추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내가 본 것과 느낀 것을
‘최대한 차갑게’
다시 기록해달라고 요청한다.

Enndby.N≠N

남편이 샤워를 하러 들어간다.
남편에 대한 내 태도의 톤이 잡히질 않는다.

냉장고에 등을 기대고 서서 고민한다.
물어 봐야할까?
아니 뭘 물어봐야하지.

열린 안방 문을 본다.
뭔가 있지 않을까?
걸음이 작고, 무겁지 않게 욕실 쪽을 향한다.
남편의 자켓을 집어 들어 코로 가져간다.

여자 향수냄새가 흐릿하다.
있는데, 이건 비행기에서도 가능하다.
넘겨짚는 거다.

양복바지에 비릿함? 밤꽃향기가 있는지 확인한다.
손으로 질감부터.
급하게 진행됐다면, 바지에 묻었을 수 있다.
충분히 흥분됐다면, 끝난 후에 잔여가 수시간동안
지속되었을 가능성. 두 가능성 모두 열려있다.

바로 코에 대본다. 아-확실히 있다.
있다,
그런데, 이게 무슨 감각일까?
내 허벅지가 중심을 한껏 조이고 있다.
양 무릎이 닿아 뼈까지 밀착돼 뼈닿는 소리가 나는 느낌.

커피를 든 카멜코트의 경쾌했던 발걸음.
조금전 기억 하나 하나가 내 탬포를 자극하고 있다.

남편 바지를 내 중심에 정확히 맞대어 본다.
길게 눌러본다. 그 모습을 내 눈으로 보며, 냄새의 기억을 되살린다.
음. 왜 이렇게까지. 이 감각까지 살아날까.

남편 샤워 물 소리가 멈췄다.
아직은, 의심조차 시작할 수 없는 단계다.
하지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

남편이 나오기 전에, 얼른 방을 빠져나온다.
다행히 머리 말리는 소리.

나오기 전까지 길어야 3분.
태연한 표정으로 아무일 없는 듯, 남편을 대하는
태도를 만들어야 한다.

식탁에 앉아 노트북을 켠다.
시뮬레이션부터.

  1. 오후 3시30분경.
    카멜코트 여자가 커피를 2잔 사서 익숙한 차에 탔다.
    익숙한 차, 남편의 차로 의심된다. 매우 진하게.
  2. 저녁 6시.
    주차장에 도착한 게 대략 6시경.
    원래 있던 자리에 남편의 차가 서있었다.
    그런데, 집엔 남편이 없었다. 아침에 나갈 때만
    해도 남편의 차는 없었다.
    회사 주차장에 세워 뒀다고 했다.
    3시30분~6시 사이에 들어왔을 가능성이 크다.
    같은 차종, 같은 색상이어도 내 차는 구분된다.
    이런 순간에서 남편차는 더 또렷히 구분할 수 있다.
    전업주부에겐 일종의 특기다.
  3. 저녁 6시
    집에 들어온 순간, 집에 온기가 있었다.
    나갈 때 분명히 외출로 바꿔 놨다. 온도는 내려가 있어야했다.
    그런데, 평소처럼 낮아지지 않았다.
    미묘한 사람의 온기가 안방에 분명히 존재한다.
    아직 바람을 확정할 수는 없지만,
    여기에 누군가 있었던 것만은 확실하다. 안방은 내공간이다. 내 것에 섞인 냄새와
    공기는 구분된다.
  1. 저녁 6시30분.
    남편이 집에 들어왔다. 주차는 시켜 놓은 채 이집에는 늦게 들어왔다.
    어디에 있었던 걸까?
    “당신 차 주차돼 있던데, 왜 지금 들어와요?”라는 질문 정도는
    치고 빠질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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